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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워도우의 과학은 복잡하고 계속 진보한다. 20년 전에 정확하다고 여겼던 많은 것들을 지금은 부정확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워도우 환경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기적 같은 일들에 대해서 신뢰할 수 있는 글을 쓰기 위해 이름 있는 미생물학자이자 훌륭한 홈베이커인 데브라 윙크와 수십 차례 대화를 나누고 그녀의 정확한 설명을 소개한다.
사워도우에는 다수의 종과 하위 종의 이스트와 박테리아가 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달리 이들은 지역과 크게 상관이 없고, 그보다는 오히려 각 지역의 전통 관습들에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이런 관습이 여러 다른 조합 중에서 그 환경에 가장 알맞은 특별한 미생물 분포를 선택하는 발효종 속의 환경을 결정짓는다. 발효종의 일반적인 관리 방법은 세계 각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빵의 유형이나 사용 가능한 밀가루에 따라 다르고, 베이커마다 다르며, 또 지역마다 문화마다 다르다. 여러 유기체가 다양한 조합에서 각기 살길을 찾기도 하지만, 밀가루 조합, 온도, 관리 주기 등에 의해 발효종 안에 만들어지는 환경이 어느 것이 번성할지를 결정짓는다. 발효력을 유지하기 위해 자주 먹이를 주는 전통적 사워도우 중에서 락토바실러스 샌프란시센시스가 그것이 처음 발견된 샌프란시스코의 사워도우 빵 만드는 과정의 발효종 속뿐만 아니라 전 세계 발효종 속 중에서도 아마 가장 주류일 것이다. 그래서 특별히 관심을 가질 가치가 있다.
밀가루 속에는 미생물들이 먹이로 하는 다양한 당류들이 있다. 대부분의 사워도우 유산균이 그중에서도 먼저 글루코오스(포도당)를 먹이로 하는데, 락토바실러스 샌프란시센시스는 매우 예외적으로 글루코오스의 이당류인 말토오스(엿당)를 좋아하여 절반은 먹이로 하고, 절반은 글루코오스 형태로 배출한다. 이는 사워도우에서 많이 사용하는 이스트인 카자크스타니아 엑시구아와 칸디나 후밀리스가 빵 반죽에 풍부한 말토오스를 스스로 분해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서로에게 좋은 조합이 된다. 말토오스를 분해할 능력이 있는 다른 이스트와 박테리아들은 글루코오스를 좋아해서 글루코오스가 부족하기 전까지는 말토오스를 먹지 않고 그대로 두기 때문에, 글루코오스를 다른 미생물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락토바실러스 샌프란시센시스에게는 실질적으로 자신을 위해 말토오스를 아끼는 것이 되기도 한다. 이런 방식으로 사워도우 내의 다른 미생물들과 잘 지낼 수 있고, 흔히 발견되는 이유 중 하나이다.
락토바실러스 샌프란시센시스,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 락토바실러스 파랄리멘타리우스 같은 종이 전통적 사워도우 중 가장 일반적인 것들이지만, 다른 종이나 조합들도 볼 수 있다. 이들은 말토오스, 수크로제(자당), 프럭토스(과당), 글루코오스 같은 밀가루 속의 다른 당류를 먹으며 서로 먹이 경쟁을 하지 않고,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한다. 하지만 알려지지 않거나 알려진 많은 요소가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미생물들은 그들끼리 또는 환경과 활발하게 교류하며, 때로는 뜻밖의 행동을 하기도 한다. 사워도우 발효종은 이스트와 박테리아의 복잡한 관계로 이루어진 예민한 생태계로, 그것을 배양하는 사람들만큼 다양한 조합이 나타난다.
사워도우 발효종을 만드는 방법 중에는 아직도 혼동을 주는 잘못된 정보들이 많이 있다. 어느 때는 베이커가 사워도우를 만들기 위해 실험복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여러 실험 도구들에 둘러싸인 과학자가 되어야 할 것 같고, 또 어느 때는 발효종을 만들기 위해서 산양자리가 하늘 어딘가에 자리 잡고 바람은 동쪽에서 산들거리며 불어오고 달빛이 빛나고 있을 때, 누군가 비밀의 주문을 외우고 물과 밀가루가 담긴 볼에 어떤 특별한 모양의 수정돌이 부딪힐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처럼 느껴진다. 정말 미스터리한 작업이다! 하지만 고맙게도 진실은 이 두 극단의 중간 어디쯤엔가 있다. 활력 있고 생명력이 긴 사워도우 발효종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해력과 인내 그리고 가끔은 직관이 필요한데, 그렇다고 몹시 힘든 것은 아니다.
사워도우에는 두 가지 특징적인 단계가 있다. 첫 번째는 발효종을 발달시키는 단계로 대게 6~10일 정도 걸린다. 두 번째는 빵을 만드는 데 오랫동안 성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발효종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다. 사워도우 발효종을 발달시키는 것은 간단히 말해서 이스트와 박테리아를 모으는 것으로, 이들은 함께 공생하면서 자연효모는 빵을 부풀리는 역할을 하고 다양한 종의 젖산균은 향을 만든다.
자연효모는 씨앗, 곡류, 과일, 채소에 많이 살고 있어서 포도나 다른 과일 껍질에 효모들이 있고, 또 양배추 바깥잎 밑동의 분말피막에도 있으며, 밀가루 역시 자연효모가 살기 좋은 환경이다. 사실 단 1g의 밀가루에도 수만 개의 효모 세포들이 있으며, 1g의 상업용 이스트에는 수십억 개의 효모 세포들이 있다.
일단 밀가루에 물이 들어가면 발효종의 생명주기가 시작되고, 따듯한 방에서 24시간이 지나면 물과 밀가루 반죽이 조금 부풀어 오른다. 부풀어 오르는 것은 가스가 발생한다는 것이고, 가스의 발생은 생장 활동이 진행 중이라는 뜻이다. 그렇다. 그릇 안에 생명이 있다는 것으로 작은 미생물 군집이 막 자리를 잡기 시작한 것이다. 초기에는 모든 것이 불안정하고 잘못되기 쉽다. 활력도 적고 빵 만드는 데 호의적이지 않은 효모나 박테리아에 의해 오염되기 쉽다. 그러나 곧 자연적으로 선택이 일어나고 과정들이 잘 진행되면 좋은 박테리아 종들이 발효종을 지배하게 된다. 이스트와 박테리아는 먹이를 주는 과정에서 서로 협력하여 시너지효과를 내며 경쟁하는 종들의 침입을 물리치도록 서로 돕는다. 베이커는 물과 먹이를 적당한 간격으로 충분히 공급하고, 발효종에 알맞은 온도를 유지하여 사워도우 발효종의 성장을 도와야 한다. 곧 발효종은 마법처럼 빵을 만들 수 있게 힘이 세지고 설명하기 힘든 향들이 나게 된다.
지역적 특별함이 사워도우 빵의 개성 있는 특성이 된다. 기후 차이. 밀가루 차이, 물의 특성, 그리고 무엇보다도 관리 방법의 차이는, 자연히 어떤 지역의 공기 중에 있는 이스트와 박테리아가 다른 지역의 것들과 다르며, 다른 지역의 빵이 그 지역의 빵들과 미묘한 차이를 갖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록 건강한 발효종에는 이스트와 박테리아가 공생하는 안정성이 있지만, 만약 어떤 베이커가 지구 반대편에서 숙성된 발효종을 가져와 먹이를 주며 키운다면 그 발효종은 어느 정도는 원래의 특성을 잃게 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버몬트 사워 도우가 만약 다른 지역에서 만들어진다면 이름이 달라질 수도 있다. 같은 배합표와 같은 제조 공정이지만 캔자스 사워도우 또는 핀란드 사워도우, 아니면 다른 어떤 이름이 될 수도 있다.
독일의 베이커들은 발효종에 2%의 소금을 넣는 잘츠자우어라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것은 베이커퍼센트(%)에 의한 것으로 발효종 속 밀가루 양의 2%에 해당하는 소금을 넣는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최종반죽 전까지 발효종을 최대 48시간 활력 있게 유지할 수 있다(냉장고가 일반화되기 전에는 베이커들이 이런 식으로 하루 휴무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소금은 발효종 속 미생물들의 활동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고, 숙성되는 시간을 길게 해준다(발효종 속의 젖산균 박테리아들이 자연효모들보다 더 영향을 받는다).
이 방식은 호밀빵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호밀을 사용하지 않는 발효종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난다. 더운 여름철에 나는 종종 이 방법을 사용한다. 처음 만들어서 반죽에 넣을 때까지 16시간 동안 과발효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소금이 발효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일까? 베이커의 관점에서 볼 때 (정확히 과학적이라기보다는 경험적인) 사워도우 발효종 속의 자연효모와 박테리아들은 소금을 싫어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빵 반죽에 소금을 넣어도 잘 자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발효 속도를 늦추기 위해 소금을 더하는 것은 발효종에 해가 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얼마나 넣을 것인가는 신중해야 하는데, 빵에 넣는 전체 소금의 양보다 많아서는 안 되고 1.8~2% 이내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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